돈자랑 하는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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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돈자랑하는 친구' 이야기가 SNS에 간간이 떠돌더라. 새로 차린 회사 이야기에다 아버지가 건설장비 회사를 크게 운영한다는 뒷이야기까지, 듣다보면 실화인지 아니면 연출인지 헷갈린다. 우리 네 명의 동창 모임에서도 그런 얘기가 한 자리에 쏟아져 나왔다. 이건 단순한 자랑이 아니라, 계층 격차가 만들어낸 작은 긴장감의 신호 같더라.
그 친구의 배경은 의외로 탄탄해 보인다. 아버지가 큰 사업을 이끄는 만큼 재정적 여건은 여유롭고, 그 덕에 입지 좋은 공간에 카페 같은 매장을 내놓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이 자립 배경을 '나 먼저 다 챙겨줄게'라는 제스처로 포장한다. 함께 모이면 그가 제시하는 진로 옵션은 '너희도 대학을 더 잘 나와야 한다'는 비교와 함께 온다.
최근 모임에서 그 친구는 심심찮게 '회사 운영해 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꺼낸다. 취직이 잘 안 된다며 너희가 내 매니저가 되어라 같은 제안을 던지곤 한다. 생일상에서의 비싼 선물 자랑이나 어머니 돌아가셨다는 이야기에 묘한 무게감이 스며든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그와의 친밀감 사이에서 작은 압박을 느끼곤 한다.
다양한 해석과 파장이 남는다. 한편으로는 가족의 부와 자원이 친구 관계를 촉발시키는 힘으로 작동할 수 있다. 다른 쪽에선 이런 모습이 우리 사이의 금전적 부담을 키워 우정을 시험하는 신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물음표를 던진다: 진짜 편안한 관계란 돈과 사치가 없든지, 아니면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가 있는가? 이 모든 것이 결국 어느 방향으로 굴러갈지 아직은 미지의 영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