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여자에게 영어사전 빌려주고 잊어먹은 썰

 

쒸익쒸익

20년 전, 중학생 시절에는 옆자리에 앉은 여자애가 DIARY 영어사전을 잃어버렸다며 잠깐 빌려달라고 했다. 그때는 서로 집이 가까워서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고, 나는 장난기 어린 영어사전에 "LOVE"라는 단어에 동그라미를 그려 DICTIONARY LOVE 여자애의 이름을 적어주고, 그 페이지 모서리에 살짝 LOVE를 건네주었다. 그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렀고 영어 대가를 잊고 사는 내게는 이제 LOVE DICTIONARY가 까맣게 떠오르는 명절을 맞이해서 책장을 살피고, 고향집에 가서 DICTIONARY를 찾기 시작했다. 처음 돌아간지이 오랜만에 열어본 사전에는 돌들과 함께해서 올 것 같은 느낌을 받았지만, 점심시간에는 일이 흐르고 다음 시간에는 대답하는 음악실로 다시 돌아가서 발을 쫓기 시작했다. 그리고 LOVE 단어 옆에 본 적 없는 낙서를 발견해 사전을 펼쳐보니 DICTIONARY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순간의 기쁨과 놀라움에 가슴이 벅차왔고, 신기하게도 영어사전의 억양이 마음에 와 닿아서 점심시간에 받은 DICTIONARY를 여자애에게 돌려주러 갔다. 그런데 그날부터 여자애는 빨갛게 물들어 교실을 나가서 시간마다 사라졌다. 그래도 교실을 나가지 않는 요일에는 친구들과 놀기에 바빴고, 중학교 졸업식 전까지도 교실에서 여자애를 데려가지 않은걸로 기억한다. 그러나 그 기억은 희미했고, 나는 아내에게 영어사전을 보여줬더니 이제와서야 "야? 졸업식 전에 이걸 왜 안 보여줬어?"라고 소리쳤다. 이런 모습을 보며 아내는 정말 사랑스러웠다.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2067 중국의 외국인 관광이 폭망한 이유 3,695 09-22
2066 스터디 카페 알바 성폭행 사건 업장에 실제로 면접갔던 사람 4,200 09-21
2065 극한까지 발전한 쌍수 성형기술.gif 4,317 09-20
2064 경상도 수산업자 근황 ㄷㄷㄷ 3,773 09-20
2063 기가 쎈 아이유.jpg 3,997 09-19
2062 영국 BBC의 능욕..ㄷㄷ 3,493 09-19
2061 모두가 미쳤다고 생각한 농부 jpg 3,207 09-19
2060 택시 요금 인상 후 근황 2,869 09-18
2059 미국에서 가게 손님을 화장실도 못 가게 함. 2,921 09-18
2058 하루에 7시간 이상 자야하는 이유 3,348 09-18
2057 현재 난리난 신분당선 요금 3,378 09-17
2056 세상 희귀한 사진들..jpg 3,398 09-16
2055 이상형 남자를 만나기 어려운 이유.jpg 3,586 09-16
2054 정신개조 당한 일타강사 3,296 09-16
2053 인스타 감성의 빈티지카페 대참사.jpg 3,503 09-15
2052 무신사 신사옥에 어린이집이 없는 이유 3,450 09-15
2051 다이아몬드 시장을 위협하는 다이아몬드 2,904 09-15
2050 소믈리에들이 가장 맛없다고 평가한 4천원짜리 와인. 3,013 09-14
2049 최근 일본 여성들이 미국 공항에서 입국 거부당하는 이유 3,072 09-14
2048 독립운동가 후손 집짓기 프로젝트중인 션 3,544 09-13
2047 엄마의 노트북 거치대 리뷰.jpg 3,288 09-13
2046 결혼식날 하객들보고 울어버린 치명타형님 3,100 09-13
2045 개그맨 박명수와 유재석 집의 차이점 3,224 09-12
2044 삶이 나아지는 방법 5가지.jpg 2,931 09-12
2043 홍범도 이슈에 할말하는 조진웅 2,860 09-12
2042 의외로 효과 있다는 장동민 공부법 3,000 09-11
2041 가난과 지능.jpg 2,818 09-11
2040 소탐대실한 중국집 사장 3,157 09-10
2039 생애 첫 제주행 비행기를 탄 와상 장애인 3,337 09-09
2038 9.11테러 당시 거의 유일한 건물 내부 사진 3,779 09-08
2037 개그우먼 이경실이 어느날 설거지하다가 빡친 이유 ㄷㄷ...jpg 3,415 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