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치킨을 사줘야 한다는 초2 제자
-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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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는 초등교사로서 수업을 준비하다가도 작은 소동에 흔들린다. 한 수업에서 2학년 제자가 갑자기 치킨 달라라고 말했다. 아이가 덧붙인 말은 엄마가 낸 세금으로 선생님의 월급이 만들어진다는 믿음이었다. 그 한마디가 수업실에 흘러나와 나도 모르게 웃음을 참았다.
아이들의 입에서 부모님의 말이 필터 없이 흘러나오는 걸 가끔 본다. 수업 시간에 들은 가족 대화가 그대로 현장으로 재현되기도 하고 그게 아이들 논리의 출발점이 되곤 한다. 학부모의 말이 현장으로 흘러들어와 아이들의 사고에 그림자를 남기곤 하고 월급이라는 말도 가끔 따라다닌다. 그런 맥락 속에서 아이들이 치킨을 걸고 요청하는 순간은 단순한 간식이 아니라 경제관념의 첫 질문으로 자리 잡는다.
현재 상황은 흥미롭다. 아이가 제안하는 행위는 단순한 간식 요구를 넘어 가정과 학교의 경계선에 대한 작은 시험 같았다. 학교 측이 이의중립을 유지해야 한다는 압력도 느껴지고 동시에 생활 속 경제관념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고민하게 된다. 이 작은 순간이 남긴 파장은 앞으로도 여러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을까?
결론은 내리고 싶지 않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세금 월급 그리고 아이들이 보는 세계가 서로 얽혀 있다는 사실. 이런 에피소드는 교육이 단지 지식 전달만이 아니라 가족 이야기가 학교로 녹아드는 현장 사회학 같다고 느껴진다. 여러분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떤 방식의 대화나 활동이 아이들에게 건강한 관념을 남길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