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수익이 생긴 웹소설 작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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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가까이 몰입해 준비한 웹소설이 있다. 하루에 네 시간 이상은 자지 않고, 교대 근무 외 시간은 전부 투자했다는 자가 소개다. 그런데 결과는 “개같이 망했다”는 자조 섞인 기록으로 남았고, 어제는 개를 찾아줘서 사례금 50만원을 받았다고 한다. 같은 이야기가 두 개의 극단을 바로 뒤바꿔 놓는 순간이다.
이 사례는 디지털 창작의 이면을 드러낸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수익을 말하는 순간은 종종 불확실성의 포장지다. 열정과 체력이 투입되는 만큼, 실제로 돌아오는 금전적 보상은 시시각각 달라진다. 작가가 얻은 첫 수익의 기억이 아니라, 그 과정의 고강도와 리스크가 먼저 남는 이유다.
또 하나의 단서는 ‘전단지 붙은 전봇대’의 이미지다. 이건 창작 노동이 단순한 직업이 아니라 거리의 노동과 맞닿아 있다는 신호다. 광고, 홍보, 팬덤 관리까지, 디지털 창작의 생태계는 결국 오프라인의 육체노동과도 얽혀 있다. 그 대가가 당장의 큰 수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수익의 표지판은 모호하다. “수익이 생겼다”는 선언이 있어도 그 수익의 규모나 지속성은 불확실하다. 반면 어제 얻은 50만원의 사례금은 비교적 명확한 현실성으로 남는다. 이 대비는 많은 창작자에게 노동의 가치를 판단하는 척도가 어떻게 변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때로는 작가의 간접 노동이 더 큰 수익의 가능성을 기다리는 동안, 일시적이고 작은 보상이 존재하기도 한다.
이 이야기에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첫째, 끝까지 버티려는 의지의 과장일 수 있다. 둘째, 몰입이 반드시 성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냉정한 현실의 반영일 수 있다. 셋째, 플랫폼의 보상 구조를 둘러싼 구조적 문제를 암시하는 사례일 수도 있다. 넷째, 창작을 둘러싼 사회적 기대—“노력하면 언젠가 반드시 보상받는다”—의 허상에 대한 풍자일 수도 있다. 모든 해석의 공통점은, 수익과 헌신 사이의 관계를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례는 창작 노동의 다층적 실상을 보여 준다. 열정과 시간의 투입이 반드시 큰 수익으로 직결되지는 않는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동시에 작은 보상이 완전히 무가치하지 않음을 시사한다. 시사적으로 주목할 부분은, 이런 이야기가 창작자에 대한 사회적 기대를 어떻게 형성하고, 플랫폼 경제의 불확실성을 우리에게 어떤 관점으로 제시하는가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이면의 구조를 계속 재점검하는 태도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