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암에 걸려 쿠팡 새벽 배송하는 외국인아내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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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 변화의 흐름 속에서 주목받는 한 이야기, 단순한 뉴스가 아니라 하루하루의 공기를 따라가고 싶다. 이주 노동자 가족이 한국에서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일상과 직결돼 있다. 코로나 이후 온라인 유통이 확산되면서 새벽배송은 누구의 삶에도 침묵 없는 물리적 손길이 되었고, 이 커플의 이야기는 그 흐름 속에서 조용히 자리 잡는다. 작은 축하와 같은 매 순간들이 쌓여 이들이 겪는 선택의 무게를 드러낸다.
처음에는 반려동물과 사람의 생활을 함께 개선하려던 꿈이 있었고, 그 꿈은 남편의 직장을 그만두고 작은 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고 운영하던 과정은 가족들의 손을 거친 노동이었다. 하지만 코로나의 그림자가 늘어지고 매장 확장의 과감한 시도는 점점 벽으로 다가왔고, 결국 빚과 번아웃을 남겨두고 사업은 멈췄다. 절박한 생존의 선택으로 쿠팡 새벽배송에 뛰어들며, 이들은 다시 삶의 속도를 맞추려 한다.
새벽의 냉기가 깔린 배송센터에서 그녀는 홀로 무게를 나르고, 남편은 병실에서 회복을 기다린다. 진단은 혀의 암, 임파선까지 전제로 한다고 들려오지만, 아직 말은 쉽지 않다. 그래서 그녀는 가정과 일의 경계에서 한 발씩 더 나아가며, 토마토 주스로 영양을 챙기고 팀과의 협업으로 단단한 하루를 이어간다. 이 이야기는 노동의 경계가 얼마나 유연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이주 노동자의 현실이 사회의 공감과 제도에 어떤 자리를 차지하는지 질문을 남긴다.
세상의 흐름은 서로를 돕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 좋겠지만, 이른 새벽의 무게는 여전히 어두운 곳에 머물고 있다. 이 변화가 우리 일상에 어떤 영향을 줄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작은 가족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된 파장들이 사회 전반의 노동 환경과 돌봄 체계에 어떤 그림을 남길지, 우리 모두의 관심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