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 닭갈비 축제에는 바가지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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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닭갈비 축제 현장을 직접 다녀왔어요. 사람들로 붐비는 이곳에서 모두가 말하는 건 ‘바가지 걱정은 없다’는 소문이었죠. 다만 한 가지 숫자가 분위기를 압도했어요: 1인분에 9,900원이라는 가격표가 곳곳에 박혀 있었고, 양은 의외로 듬뿍 보였죠. 이게 단지 운이 좋은 타이밍일까, 아니면 규칙이 작동하는 또 다른 비밀이 있는 걸까요?
배경은 생각보다 간단했어요. 외부 상인 축제 참여 금지라는 규칙 아래, 춘천 로컬 닭갈비 맛집들이 축제의 주축이 되었고 막국수 같은 사이드도 일정하게 묶여 팔리는 구조였죠. 200g에 9,900원으로 맞춘 덕분에 가격의 통일성은 확실했고, 사람들은 '양은 충분하고 가격은 예측 가능하다'는 말에 안심하는 듯했습니다. 혹시 이것이 지역 상인들의 협상력과 소비자의 기대를 동시에 관리하는 작은 퍼포먼스였을까요?
그 사이로 들려오는 이야기들은 제법 다양했어요. 외부 상인 금지로 덜 복잡해졌다는 말도 있고, 반대로 축제의 길목에 서 있던 간판들 사이로 이익이 재배치된 것 같다는 우려도 있었죠. 간판은 반짝이고 메뉴는 단순하며, 매번 같은 가격표가 반복되니 신뢰가 생기는 반면, ‘정작 우리 동네 상인들의 기회는 어디로 가는 걸까’라는 의문도 커졌습니다. 이 규칙이 소비자에게 주는 안전감이, 동시에 시장의 다양성을 잠식하는 건 아닐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되더군요.
결국 이 축제의 흐름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직은 모르는 이야기예요. 맛과 가격의 균형은 늘 섬처럼 어딘가에서 흔들리니까요. 다음 해엔 더 나은 규칙이 어떤 모습일지, 우리 눈앞의 현장이 어떻게 바뀔지 함께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