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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크림 가게 키오스크 앞에서 쩔쩔매는 할머니를 봤다.

키오스크가 우리 동네의 카페에서도 흔해진 요즘, 어제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벌어진 작은 풍경이 아직도 내 머릿속에 남아 있다.
대형 카트를 끌고 온 할머니와 그 위에 앉아 있던 4살 손녀가 빙그레 웃으며 줄을 선 사이, 화면은 글자들이 춤추듯 흔들렸다.
할머니는 딸기맛 아이스크림을 원한다고 말했지만, 화면에는 딸기맛 글자가 없고, 손으로 내려가야 하는 메뉴가 끝없이 이어져 있었다.
주변의 다른 손님들이 눈치를 보며 뒤로 물러서자, 할머니의 표정은 의외로 담담했고, 나 역시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요즘 어디를 가나 키오스크가 기본이 되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디지털 도구에 의존하고 있다.
그런데 이 시스템은 나이가 든 이들에게 벽처럼 다가올 때가 많다—직접 누르는 행위조차 낯설고, 화면은 거대하고 복잡하게 느껴진다.
이런 배경에서 작은 실수 한 번이 커다란 소외감을 불러일으키곤 한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우리 사회의 디지털 격차는 어디까지 용납될 수 있을까?

첫 번째 가설은, 가게의 시스템이 오로지 스크롤과 탭 위주로 설계되어 있어, 할머니처럼 익숙치 않은 손님은 화면을 읽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것.
두 번째 가능성은, ‘딸기맛’ 같은 특정 라벨이 화면의 앞부분에 잘 드러나지 않아 의도보다 헷갈림이 커진 경우일 수 있다.
세 번째 해석은 직원의 도움 요청이 가능한 구조였지만, 바쁜 시간대에 그 도움을 받기까지의 거리와 긴박감이 상황을 더 피곤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이 모든 가능성은 서로 충돌하는 게 아니라, 한 점에서 만나는 듯 보였다—기술이 사람을 대신하는 시대의 모순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 이 작은 장면이 더 이상 소외로 남지 않을까?
큰 글씨의 ‘직원 부르기’ 버튼이나 음성 안내처럼, 누구나 접속하기 쉬운 인터페이스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진짜 포용은 기술이 벽이 아니라 다리가 되도록 설계하는 일임을 우리 모두 잊지 말자.
오늘의 아이스크림은 한 가지 맛 더해 주지 못했지만, 같은 길을 걷는 우리 사회는 조금 더 살펴보며 서로 돕는 방향으로 움직일까,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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