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촌 다큐에 출연했던 청년들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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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 고시촌의 다큐 3일, 10주년을 맞이하면 늘 떠오르는 건 ‘그들이 남긴 작은 빛’이다. 임용고시를 향한 한 사람의 꿈이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달라졌는지, 우리는 한 줄의 자막보다 더 긴 맥락으로 상상하게 된다. 이 글은 실제 사실 여부와 무관하게, 그 빛의 배경과 의도를 추정해 이야기의 실마리를 엮는 놀이다. 이럴 수도 있다, 라는 가정 아래 서로 다른 가능성들을 함께 떠올려 보자.
배경은 여럿의 이름과 얼굴로 흩어져 있지만, 중심은 고시촌이 만들어낸 특별한 공부의 풍경이다. 대구에서 온 오가영은 24세의 시절 법원공무원을 꿈꾸며 노량진에 자리 잡았고, 30대에 이르러서는 실무관의 길로 옮겨간다. 최선애는 26세의 임용고시 준비생으로 매일매일의 집중을 다짐했고, 이용호는 28세의 수험생으로 ‘평가사’의 타이틀을 향해 자신을 갈아넣는다. 이런 인물들은 서로 다른 길을 걷지만, 모두 같은 공간에서 같은 시간의 압박을 공유했다는 점에서 하나의 커다란 현상을 만든다.
현재의 흐름을 보면, 다큐 방송의 10주년이 다가오듯 이들의 길도 조금씩 다른 방향으로 흘렀다. 임용고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이도 있고, 아직도 책상 앞에서 연필을 쥐고 버티는 이도 있다. 방값이나 학원비 같은 생활비 부담은 현실의 큰 벽처럼 다가왔을 것이다—60만원이 넘는 방값, 매주 반복되는 수업의 비용, 그리고 식구들 몰래 쌓아 두던 저축의 금액들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이야기는 ‘포기하지 말자’는 한 줄의 약속처럼 남아 있다. 중간 중간 들려오는 노래방 이야기는 가족의 숨 돈이 아니라, 꿈의 연료로서의 이들의 삶을 은근히 비춘다. 과연 이런 경제적 압박이 꿈의 질을 낮추는가, 아니면 더 단단하게 만드는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다양한 해석의 여지가 남는 지점은 바로 그 변화의 속도다. 어떤 이들은 방송이 남긴 영감으로 실제로 한 발짝 더 나아가고, 또 다른 이들은 주변의 냉정한 현실에 부딪혀 뒤로 물러서기도 한다. 이들의 이야기는 결국 합격 경쟁의 이면에 자리한 가족의 기대와 사회적 가치의 상호작용을 보여준다. “그럼에도 끝까지 버틴다면 무엇이 남을까?”라는 질문이 남고, 독자들은 각자의 관점으로 서로 다른 결론을 지어 본다. 이런 해석의 차이 속에서, 우리는 또한 교육 시스템과 취업 시장이 한 개의 꿈을 얼마나 다르게 다루는지 들여다볼 수 있다. 이 글은, 그 차이가 만들어 낸 작은 파장들에 먼지처럼 쌓인 이야기를 흩어보려는 시도다.
여러분은 이 이야기들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을까? 노량진 고시촌에서 피어올랐던 꿈의 냄새가 지금의 사회에서 어떤 의미로 남아 있을지, 그리고 우리 각자의 삶에서 비슷한 톤의 이야기가 어디에 남아 있을지 스스로에게 물어본다면 좋겠다. 이 모든 가능성을 한꺼번에 바라보면, 결국 꿈의 가치는 단정하는 순간보다도, 각자의 선택과 그에 따른 파장을 어떻게 이해하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