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으로 사장님구한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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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이제 계산해주세요 사장님
도심의 작은 식당에서 오늘 새벽, 예상치 못한 분위기가 흐르기 시작했다. 주방 비상 상황이 벌어진 순간, 홀은 침묵으로 바뀌고 손님들은 서로를 바라봤다. 사장님은 보이지 않고, 계산기 소리도 멈춘 채 아무 말이 없었다. 이 작은 공간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아직은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사람들은 계산을 요청했지만, 상황은 금세 주방으로 확 번져갔다. 손님들이 주방으로 몰려가고, 비어버린 홀에는 의자들이 빙 둘러 모여 '자리 대신 안전'을 생각하는 듯했다. 옆에 있던 주방 직원이 급히 뛰어나오자, 다른 손님들까지 몸을 낮추며 흐트러진 동선 하나를 정리했다. 한쪽 구석에 모포를 깔고 간이침대처럼 의자들을 하나로 엮어두는 모습에, 이곳이 단순한 식당이 아니라 작은 공동체임을 느꼈다.
경찰과 구급대가 도착하기 전까지도 손님들은 서로를 지켜보며 조심스레 자리를 지켰다. 냉장고에서 꺼낸 제티를 빨대에 꽂아 나눠 주는 모습이 의외로 차분하게 흐르더라. 다 같이 한자리에 머물며 누군가의 의식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분위기 속에서 이 작은 공간은 다시 사람 냄새를 찾아갔다. 원인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저혈당 응급이 하나의 가설로 조심스레 거론되었다.
이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가 배운 건 무엇일까. 이웃 가게의 서로를 살피는 태도, 고객의 배려와 즉각적 대처의 힘일까, 아니면 이런 상황에서도 한걸음 물러서 상황을 관찰하는 냉정함일까. 글의 끝에 도달하면 여전히 결론은 남지 않는다. 다만 다음번엔 우리도 같은 일이 생길 때 어떤 선택을 할지, 스스로에게 묻고 또 물어보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