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 리차드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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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에 올라온 이 글은 고가 시계 거래를 둘러싼 의심과 궁금함을 동시에 자아낸다. 리차드밀(Richard Mille) 같은 초호화 브랜드의 시계라고 적었고, 거래 방식은 현금만 받겠다고 못 박았다.
가격은 3억 7500만원으로 적혀 있는데, 이는 명품 시계 시장의 일반적 경계선을 넘나드는 수치다. 동시에 은행 이체나 수표를 전부 거부하고 현금으로만 마치려 한다. 이런 구성은 기록과 추적을 의도적으로 낮추려는 신호로 읽힌다.
또 다른 쟁점은 물건의 신뢰성 확보에 대한 태도다. 3일간 판매해보고 안 팔리면 보류 같은 시간 제약과 채팅으로 거래하기는 불가하다는 조건은 서로 모순된다. 이 모순이 보안을 강화하는지, 아니면 거래의 불안을 키우는지 의구심을 남긴다.
"경찰 대동해서 거래"라는 표현은 안전을 표방하는 듯하지만, 동시에 상대의 진정성을 시험하는 도구일 수 있다. "문 잠궈 놓고 진행"이라는 묘사는 물건의 소유권 이전보다 장소의 통제를 더 강조하는 인상을 준다. 이런 방식은 합리적 거래의 신뢰 구조를 흔들 수 있다.
리차드밀 같은 브랜드의 중고 시계는 위조 위험이나 도난 여부 확인이 특히 중요하다. 사진 한 장으로 판단하기 어렵고, 시리얼 넘버, 보증서, 정식 매장 인증 여부 등 다층 검증이 필요하다. 이 글이 제시하는 방식이 이를 보장하는지 의문이다.
한국의 중고 럭셔리 시장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는 신뢰 메커니즘이 아직 미성숙하다는 지적이 있다. 현금 중심의 거래는 자금 흐름의 투명성을 떨어뜨리고, 추적 가능한 결제 수단의 부재는 거래 위험을 키운다. 이 맥락에서 이 글은 플랫폼 신뢰와 개인 간 거래의 한계를 드러낸다.
해석은 다양하다. 합법적 거래일 가능성도 있지만, 사기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시청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확인 가능한 증거와 안전한 거래 창구를 우선하는 태도다.
원칙은 간단하다. 사진의 진정성, 모델명과 시리얼 확인, 판매자의 신원 확인, 그리고 안전한 결제 방식이나 플랫폼 에스크로 등 공식 채널의 이용이다. 이렇게 서로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고, 한쪽의 확신에 휩쓸리지 않는 판단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