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망신고 하러갔는데 "본인이 직접 오셔야 돼요"

-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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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신고를 둘러싼 한 현장은 행정의 얼굴을 여실히 드러낸다. 젊은 공무원이 “본인이 직접 오셔야 돼요”라고 말하자, 분위기는 순간 정적에 휩싸이고 뒤에서 선배가 이를 수습하러 달려나간다.
이 한마디의 맥락은 단순한 예의 문제가 아니다. 사망신고는 가족의 상실과 실무의 접점에서 벌어지는 행정 행위로, 신분 확인의 필요성과 배려 사이의 긴장을 드러낸다.
현장의 절차적 이유를 살피면, 신분 확인과 누가 신고의 주체인지 확인하는 안전장치가 작동한다. 그러나 “본인이 직접 오셔야 한다”는 강제적 전달은 상실의 순간에 불필요한 부담을 남길 수 있다.
또한 세대 간 의사소통 차이가 드러난다. 젊은 직원의 형식적 표현은 냉담하게 읽히고, 나이 많은 직원의 즉각적인 사과가 상황을 진정시키는 모습이 대비된다.
이런 현상은 행정 신뢰를 둘러싼 사회적 파장을 낳는다. 절차의 명확성은 필요하지만, 실행 과정에서의 배려와 설명이 따라붙어야 한다는 교훈일 수 있다.
해법으로는 흐름의 재설계가 있다. 온라인 신고의 확장과 전화 상담으로 시작해 필요 시 현장 방문으로 마무리하는 흐름을 마련하고, 안내 멘트와 매뉴얼의 체계화를 추진하는 것이 한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이 사례는 무거운 행정의 힘과 인간의 상처가 만나는 지점을 보여준다. 정책의 방향은 양립 가능해야 하며, 서로 다른 해석이 남는 여지를 두고 토론과 개선을 이어가는 것이 시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