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부의 양극화 근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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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옥스팜의 분석은 세계 부의 흐름이 한쪽으로 치우쳤음을 또렷하게 보여준다. 2020년에서 2022년 사이 새로 생긴 부의 총합이 42조 달러에 이른 만큼, 상위 1%가 차지한 비중은 63%에 달한다. 반면 나머지 99%는 37%에 머문다는 사실이 내용을 관통한다.
이건 단순한 숫자 놀이가 아니다. 하위 90%가 1달러를 벌면, 상위 1%는 170만 달러를 번다는 말은 자본의 구조적 차이를 직감하게 한다. 노동 소득이 아닌 자본 소득의 비중이 커질수록, 작은 차이가 시간이 지나 더욱 거대하게 벌어지는 현상을 말해준다.
게다가 슈퍼리치의 두 손에는 매일 새로 쌓이는 계층적 자본의 증식이 있다. 보고에 따르면 슈퍼리치의 재산은 하루에 약 27억 달러, 우리 돈으로 3조 3천억원가량 증가한다. 이 폭이 일상의 비용 구조를 넘어 사회의 기대치까지 건드리는 신호로 작동한다.
세금의 그림자도 이 흐름을 더 뚜렷이 만든다. 자본소득의 평균 세율이 18%에 불과한 반면, 고소득 국가의 평균 소득세율은 31%에 달한다. 부유세로 돌려지는 비용의 비중은 달러당 겨우 4센트 수준으로, 실제 부담과 수익 간의 간격이 크게 남아 있다.
이런 차이는 단지 과거의 제도 탓으로만 돌릴 수 있을까. 기술과 글로벌화, 부의 축적 구조의 변화가 맞물리면서 자본의 수익은 노동 소득의 상승과 다른 속도로 움직인다. 이 과정이 지속된다면, 사회적 신뢰와 공동체 의식도 영향을 받게 된다.
또 다른 해석은 정책의 설계와 실행에서 찾을 수 있다. 세계적 조세 협력 강화, 자본소득 과세의 형태를 다각화, 자산에 대한 공정한 평가와 투명성 제고 같은 방향이 필요하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어떤 정책을 도입하더라도 부의 집중이 즉시 해소되리라는 확답은 없다.
이제 우리 삶의 무게로 돌아와 본다. 20~30대 직장 여성인 당신의 월급과 주거비, 대출 상환은 이 거대한 흐름 속에서 어떻게 움직일까. 물가가 오르고 자산 가격이 들썩일 때, 안정적 미래를 꿈꾸는 마음은 여전히 소중하다. 작은 저축이나 투자 결정에도 이런 큰 그림이 곁에 있다.
또한 숫자 뒤에 숨은 불확실성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지역별 차이, 데이터의 범주, 환율의 변동 등은 같은 보고서라도 해석을 달리 만들 수 있다. 한 가지 해석이 모든 문제의 해답이 아닐 수 있음을 인정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결론적으로 이 자료들은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의 단서를 준다. 모든 답을 주진 않지만, “어떤 가치에 무게를 둘 것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변화의 가능성은 남아 있지만, 그 과정은 각자의 선택과 정책의 조합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