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대 남자가 은행을 턴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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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은행 강도가 노년의 평온한 일상에 어떤 파장을 남겼을까? 이야기는 미스터리 소설처럼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장에 남은 한 장의 메모가 분위기를 한층 엉뚱하게 만든다. 이럴 수록 더 궁금해지는 건, 과연 그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의 이유다.
전개를 따라가면 더 뜻밖의 단서가 나타난다. 그는 돈을 건네받고도 도주하지 않고 로비에 앉아 경찰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고 한다. 법원 기록엔 아내와 함께 살 수 없어서 그런 결심을 했다던 진술이 남아 있는데, 뭔가 가족 이야기의 그림자 같아 보인다. 집에 남아 있느니 차라리 감옥에 가겠다는 심리가 작동한 걸까? 이 부분은 드라마가 아닌 법정 기록으로 남아 있다.
실제 선고는 6개월의 가택연금과 3년의 보호관찰, 그리고 50시간의 사회봉사였다. 노년층의 사회적 안전망이 한 편의 법정 드라마처럼 등장한 셈이다. 아내와의 갈등을 해결하기보단 감옥으로 가는 대신 이런 형태의 처벌을 택했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계획은 5일 만에 물거품이 되었고 그는 결국 유죄를 인정받았다.
이런 사연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질문은 무엇일까? 노년층 복지가 실제로 얼마나 잘 작동하는지, 가족의 갈등이 제도에 어떻게 녹아들어야 하는지 생각하게 한다. 또 한편으로는 사회가 노인에게 기대하는 역할과 책임에 대한 풍자를 품고 있기도 하다. 결국 독자는 오늘의 뉴스 조각을 어디에 비춰 볼지 스스로의 시선을 고르는 수밖에 없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