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중학생의 간식(?)

-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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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온라인 글이 오래도록 화제의 중심에 남아 있다. 어느 중학생의 간식이라 소개된 이야기는 생고기와 산낙지, 엔요 같은 이례적 식재를 방 한가득 차려 놓았다고 주장한다. 사진은 보이지 않고 말만 남아 있지만, 글쓴이는 그 자태를 오싹하게 묘사한다. 이 이야기는 그저 흥미로운 일화로 치부하기엔 뭔가 어긋난 구석이 있다.
주요 단서로 꼽히는 것은 ‘22시간 팔로우 중’이라는 문구다. 누군가가 이 학생의 움직임을 24시간 넘게 지켜보고 있으며, 숫자와 시간은 서로 다른 해석을 낳는다. 팔로워의 감시가 이야기에 현실감을 더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댓글 공간에서는 의혹의 실마리가 펴져 간다. GD로 추정되는 인물의 잔상, ‘조합이 상상이 안 간다’ 같은 비평이 섞이며 진위에 의문이 더해진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확인되지 않은 추정에 불과하다.
현장 증거는 금이 가는 실마리뿐이다. 영상도 사진도 없고, 오간 진술도 신빙성을 보장하지 않는다. 대신 온라인상의 대화 흔적과 맥락 없는 암시들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배경은 더욱 복잡하다. 이슈와 광고, 협찬의 가능성, 팬덤의 자동화된 확산 루트가 얽혀 있다. 사건의 진실을 가리려는 의도 외에, 숫자와 해시태그가 이야기를 재조합하는 방식이 문제를 키운다.
진위를 확정하기엔 아직 이르다. 다만 이 사건이 드러내는 것은 온라인 플랫폼의 현실적 힘, 그리고 가십이 어떻게 생산되고 소비되는지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는 계속해서 사실과 허구의 경계에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