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오뚜기가 절대 단종 못시킨다는 라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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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오뚜기의 스낵면 PUN은 1992년 첫 출시 이후 2024년 현재까지도 대체로 유지된 ‘장수 멤버’다. 조리시간은 2분, 중량 108g, 칼로리는 475kcal로 제시되는데, 이 수치는 즉석식의 기본에 충실한 편이다. 온라인 채널인 오뚜기 몰에서도 구색이 빠지지 않는다는 점은, 단종 루트를 차단하는 지속 공급 의지를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이 제품의 핵심 특징은 독특한 면발이다. 아주 얇은 면발이라는 설정은 소비자에게 뚜렷한 체감을 준다. 대중적으로 “강한 인지도”를 얻지는 못했지만, 오랜 기간 꾸준히 찾는 단골층이 존재한다는 점에서 변화를 거부하는 생태를 형성했다. 즉, 빠르게 조리하는 간편식이면서도, 면발의 질감이 주는 특정 만족감을 지키며 시장에서의 자리를 지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음으로 주목할 점은 시장의 생태계와 연계된 생명력이다. 진라면 같은 대형 스테디셀러가 세대별로 교체되는 흐름이 일반적인 라면 시장에서, PUN은 ‘유지 가능한 선택지’로 남아 있다. 단종시점에 대한 우려가 크지 않은 이유는, 이 제품이 특정 소비층의 일상 습관으로 자리 잡았고, 소량의 재고 부담보다 안정적 공급이 브랜드의 리스크 관리로 작용하기 때문일 수 있다.
또한 이 제품의 존재 자체가 가격대나 포장 전략과 같은 포지셔닝 이슈와도 맞물려 있다. 간단히 말해 ‘2분 조리+가볍게 축임된 라면’의 조합은 언제든지 가성비를 실현하는 선택으로 기능한다. 게다가 온라인 채널의 발달은 단종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줄이고, 소비자에겐 필요할 때 손쉽게 재구매할 수 있는 경로를 제공한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이 같은 SKU는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다만 해석의 폭은 여전히 남아 있다. 1) 소비자 취향의 변화 속에서도 ‘얇은 면발+스낵형성’의 조합이 매력으로 작동하는가, 2) 건강 트렌드나 프리미엄화 흐름 속에서 이 카테고리가 어느 정도의 혜택을 받는가, 3) 신규 플래그십이나 맛의 변주가 등장하더라도 과거의 기억과 신형 소비자의 취향 사이에서 어떤 균형이 형성되는가를 놓고 해석이 갈린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생산과 유통의 안정성에 관한 논의다. 단종 없이 지속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공급망의 견고함, 유통 채널의 다변화, 그리고 소비자 접근성의 용이성이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보면, 브랜드가 이 SKU를 통해 얻는 브랜드 충성도와 생활밀착형 편의성은 분명한 경쟁 우위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다만 이런 강점이 영원하리라는 확신은 여전히 조심스러워 보인다.
결론적으로 이 사례는, 단종의 공포가 늘 따라붙는 소비재 시장에서도 ‘생존하는 전략’이 왜 가능한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즉, 대담한 혁신이 없이도 특정 SKU가 오랜 기간 동안 제 역할을 해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앞으로의 방향은 여전히 다층적이다. 새로운 맛의 변주가 등장할지, 포장이나 가격 정책이 달라질지, 아니면 세대 간 공감대를 어떻게 재설정할지가 변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