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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먹으러 한국온 일본인.jpg

 

맛있게 잘 먹네

한국에 온 일본인 연예인이 명동의 골목길에서 맛집을 찾아가는 모습은, 오늘의 시청자에게 ‘현지의 숨은 맛’을 체험하게 하는 하나의 매개로 작용한다. 가이드북 대신 우연히 마주친 곳을 택하는 그의 선택은, 여행 콘텐츠가 어떻게 authentic를 재구성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남긴다.
이처럼 제작진이 안내하는 경로를 벗어나려는 모습은, 가이드북 의존형 관광의 한계를 드러낸다. 즉흥적으로 발견하는 맛집이 진짜 현장을 보여준다는 신화에 도전하는 장치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그 돌발성은 동시에 콘텐츠의 구성을 예측 가능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가 도착하자마자 막걸리를 주문하는 장면은 우리에게 ‘음주 문화의 말초’를 관찰할 기회를 준다. 빠르게 이어지는 술자리와 안주의 반복은, 외부 시선에서 보는 한국의 음주 풍경을 과장되게 각인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현지의 친밀한 환대를 보여주는 창으로 읽히기도 한다.
주된 안주로 등장한 고등어찜과 제주향토음의 언급은 지역성의 프레이밍이다. 특정 지역 음식의 선택은 도시의 다층적 정체성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과정에서 맛의 다양성과 지역 브랜드가 어떻게 소비자 감각을 자극하는지 분석할 수 있다.
“이 도시를 사랑한다”는 내레이션은 서울을 인물의 주체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낸다. 도시를Learning하는 대상에서 주체로 바꾸는 서사를 통해, 시청자는 서울의 매력을 ‘개인적 체험’으로 재구성한다. 이는 도시 홍보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콘텐츠는 위험한 이분법을 낳을 여지도 있다. 외국인 시선을 통해 한국의 술문화가 과도하게 각인되거나, 음주를 주된 축으로 한국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 소비와 즐김의 풍경이 과장되지는 않는지 주의가 필요하다.
또 하나의 해석은 문화 교류의 가능성이다. 일본인 유명인의 서울 체류가 양국 간의 관심을 자극하고, 서로의 식문화를 존중하는 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 다만 그것이 상업적 포맷에 의한 ‘편집된 진실’로 굳어지지 않도록 균형이 필요하다.
결국 이 영상은 단정적으로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렵게 만든다. 현장성의 매력과 콘텐츠의 기획적 제약 사이에서 여러 가능성이 공존한다. 시청자는 그 중 어떤 해석이 더 타당한지, 자신의 관점으로 판단해보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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